정부와 산업계 잇는 가교 역할… 중복 규제 해소 및 합리적 인증 제도 정착 주력
기업 요구를 규제 완화 관점서 전달하는 대신 정부와 합리적 대안 마련 위해 노력
1년 넘은 상근부회장 공석에 “전문성과 소통 능력 갖춘 적임자 조속히 선임 필요”
정부엔 현장 목소리, 기업엔 제도 취지 전달… 대안 제시하는 협력 플랫폼 목표
![김성찬 한국제품안전협회 회장.[사진=전기신문DB]](https://cdn.electimes.com/news/photo/202609/372255_585409_4651.jpg)
김성찬 한국제품안전협회 회장.[사진=전기신문DB]
우리가 흔히 접하는 전기·생활용품과 어린이제품은 생활과 매우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그러나 그 제품들의 작은 결함 때문에 화재나 감전, 인명사고와 같은 큰 피해를 보는 경우를 우리는 심심치 않게 접하곤 한다. 최근 들어 ‘제품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다. 제품안전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사회적 안전망이며, 규제가 아니라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하고,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기반이다. 때문에 제품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제품안전 업무를 효율적으로 추진해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제품안전 전문기관인 한국제품안전협회(회장 김성찬)의 중요성은 지속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최근 제품안전협회는 대내외의 여러 변수로 인해 사업 추동력을 확보하는데 애를 겪고 있다. 김성찬 한국제품안전협회 회장으로부터 현재 당면 현안은 무엇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복안은 무엇인지 직접 들어봤다.
▲ 국내 제품안전 제도에서 한국제품안전협회는 어떤 역할을 담당하고 있나.
“정부와 기업, 시험·인증기관 그리고 소비자를 연결하는 제품안전 분야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정부의 제품안전 정책과 제도 변화를 산업계에 정확하게 전달하는 한편, 현장에서 기업들이 겪고 있는 규제와 기술적 애로사항을 수렴해 정부에 전달하고 합리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협회의 중요한 역할이다. 또한 안전기준의 제·개정, 제품안전 관련 정보 제공과 교육, 기업 지원, 관계기관과의 협력 등을 통해 기업이 안전한 제품을 생산하고, 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제도와 산업현장 사이에 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연결하는 것이 협회의 중요한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회원사들이 협회를 통해 가장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지원은 무엇인가.
“회원사가 어려움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찾을 수 있는 협회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우선 회원사들이 현장에서 겪는 인증·시험·안전기준 관련 애로사항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파악하고자 관계부처 및 시험·인증기관과의 협의 기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KC·KS 제도와 국내․외 기술규제 변화에 대한 정보를 적시에 제공하고, 필요하다면 업종별 간담회와 전문가 기술 검토를 통해 기업이 대응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히, 개별 중소기업이 정부나 관계기관을 상대로 제도 개선을 요청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여러 기업이 공통으로 겪고 있는 문제라면 협회가 이를 객관적인 자료와 기술적 근거를 바탕으로 산업계의 공식적인 의견으로 전달해 애로사항이 신속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제품안전 규제가 강화되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인증이나 시험에 대한 부담도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안전과 기업 부담 사이의 균형은 어떻게 맞춰야 한다고 보나.
“안전과 기업 경쟁력을 서로 대립되는 개념으로 봐서는 안 된다.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기준과 규제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다만, 제도가 기술과 시장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거나, 유사한 인증과 시험이 중복된다면 기업에는 불필요한 비용과 시간이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동일한 전기제품이라도 KS와 KC 안전기준의 개정 시기나 적용 유예기간이 서로 다를 경우, 제조기업은 사실상 동일한 제품에 대해 서로 다른 기준에 각각 대응해야 하는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안전기준 강화의 취지에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동일하거나 유사한 목적을 가진 제도 간에는 적용시기와 시험방법을 최대한 조화시켜 기업의 불필요한 중복 부담을 줄여나가야 할 필요성 또한 크다고 생각한다. 특히, 중소 제조기업에 시험·인증 비용과 전문인력 확보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안전수준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안전수준을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확보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고 사회 전반에 정착시킬 수 있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 협회 역시 기업의 요구를 단순히 규제 완화의 관점에서 전달하기보다는 기술적 근거와 안전성을 함께 검토해 정부와 합리적인 대안을 논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국제표준과 국내 안전기준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기업들의 대응이 쉽지 않다는 목소리도 있다.
“최근 제품안전 분야에서는 IEC 등 국제표준의 변화가 매우 빠르고, 국내 KS와 KC 안전기준 역시 지속적으로 개정되고 있다. 대기업은 전문인력을 통해 이러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개정된 기준을 파악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협회는 국제표준과 국내 안전기준의 변화를 보다 신속하게 파악해 회원사에 제공하고,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분석하는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기준이 개정된 이후 기업이 뒤늦게 대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기준 제·개정 단계부터 산업계가 참여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화가 반드시 필요하며, 이를 위해 협회가 정부·시험인증기관·전문가·업계를 연결하는 창구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
▲최근 신기술 제품이 빠르게 등장하면서 기존 안전기준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보나.
“앞으로 제품안전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제품은 기존 분류나 안전기준에 정확히 들어맞지 않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제품에 기존 기준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면 기업의 기술개발을 저해할 수도 있고, 반대로 기준이 없다는 이유로 안전관리가 충분하지 못해서도 안 된다. 따라서 신기술 제품에 대해서는 정부, 시험·인증기관, 학계와 산업계가 조기에 함께 참여해 위험요인을 분석하고 합리적인 시험방법과 안전기준을 마련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AI 기능이 결합된 전기제품이나 기존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열을 발생시키는 조리·난방제품 등은 전통적인 제품 분류체계만으로 안전성을 평가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신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기존 기준에 억지로 맞추기보다는 해당 제품의 위험요인을 먼저 분석하고, 필요한 시험항목을 신속하게 마련하는 방식으로 제도도 변화해야 한다. 협회도 새로운 제품이 시장에 진입할 때 발생하는 제도적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도록 신제품·신기술에 대한 선제적인 기술검토와 제도 개선 지원 기능을 강화해 나가겠다.”
▲ 그런 점에서 현재 1년 넘게 공석인 협회 상근부회장의 부재는 특히 우려가 되는 부분이다.
“협회 상근부회장은 협회의 실질적인 운영을 총괄하고 정부와 산업계, 회원사와의 관계를 조율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자리다. 특히, 제품안전 분야와 관련된 정책과 산업현장을 폭넓게 이해하면서 정부·산업계와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전문성과 조직 운영 능력을 함께 갖춘 인사가 필요하다. 공석이 다소 장기화된 것은 특정한 문제가 있었다기보다는 협회의 역할과 사업영역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협회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적임자를 보다 신중하게 검토해 온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자리를 채우는 것보다는 향후 협회의 발전 방향에 맞는 적임자를 선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협회의 기본적인 입장이다.”
▲그렇다면, 상근부회장 선임은 언제쯤 이뤄지나.
“현재 협회의 미래 방향과 역할에 부합하는 인물을 중심으로 폭넓게 검토되고 있다고 말씀드리겠다. 적절한 절차를 거쳐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적임자를 선임해 조직 운영의 안정성을 높이고,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과 중국산 제품과의 치열한 가격 경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원사업과 제도 개선과제를 적극 발굴하고 추진하겠다. 또한, 새로 선임되는 상근부회장에게는 단순한 내부 관리 역할보다는 정부 정책에 대한 대응, 시험·인증기관 및 관련 단체와의 협력 강화 등 대외적인 역할도 적극적으로 수행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나 또한 새로 선임될 상근부회장과 함께 앞으로 ‘안전’이라는 원칙을 가장 우선에 두고, 변화하는 제도와 기술환경에 기업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무엇보다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듣겠다.”
▲정부와 산업계 사이에서 협회가 앞으로 어떤 위치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협회가 어느 한쪽의 입장만 대변해서는 지속적인 역할을 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정부에는 산업현장의 상황과 기업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정확하게 전달해야 하고, 기업에는 국민안전을 위해 필요한 정책과 제도의 취지를 설명해야 한다. 정부 정책에 대해서도 필요한 경우 산업계의 의견을 분명하게 전달하되, 단순한 반대가 아니라 객관적인 데이터와 기술적 근거를 바탕으로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래야만 정부에서도 협회를 신뢰할 수 있고, 회원사도 우리 협회의 전문성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우리 협회가 제품안전 분야에서 정부와 산업계가 함께 해법을 찾는 대표적인 협력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출처 : 전기신문(https://www.ele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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